위의 말은 어느 팬의 감상문에서 읽은 말. 아래 말은 로버트 L 스티븐슨이 한 말.
어쩌면, 어쩌면은. 사랑하고 좋아하게 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힘이 작용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좋아서 더 보게 되고, 또한 보다 보면 좋아하게 되는. 이 두 가지가 협력할 때는 더할 나위가 없지 않을까. 좋아하기에 보고 그래서 더욱 끌리고, 더욱 끌려서 더욱 보고 더욱 좋아하고. 그저 뻗어나가고 커지기만 하는 이러한 즐거움이란, 그래서 얻게 되는 행복이란. 참 크다. 온화하지만 강하고 곧고 질긴 마음이다. 행복하고 건강하라고 빌게 하는 마음. 지켜보면서 잘 되고 즐거우라고 빌게 하는 마음. 그러다보면 미지의 영역이던 부분에 이전보다 박식해지기도 하고. 찾아보게도 되고. 내게 야나기바 토시로는 보기 즐겁고 행복한 배우이자 사람이다. 은지원과 더불어 사람을 안다는 것과 애정에 대해 생각 하게 하는, 지켜봄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
분명 과거는 무거운 짐, 상처는 벗어버려야 할 수치-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흘러간 시간은 분했고 상처는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는 부끄러운 증거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륜이란 결국 그러한 것으로 아름다워지고 완성되어지는 모습을 일컫는 말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월의 흐름과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유지되는 한 개인의 단단한 '정수'가 존재한다는 것. 이 '정수'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아름다운 중년이란 이러한 연륜이 만들어내는 것. 지나온 흔적이 일궈낸, 또 덧씌워진. 세월을 지나왔기에 더욱 아름다운. 그러한 모습. 사람은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한 세파에 쉽사리 닳지 않는다. 세월과 여유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소년 같은 순수함, 청년다운 유쾌함. 잘 숙성된 인생과 지난 세월과는 무관한 파릇함의 공존. 이러한 것에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다워서. 이것이 아저씨의 미학. (크)
하지만 이러한 아저씨의 미학은 다른 사람에게도 충분히 적용된다. 멀리 보지 않고도 뭐, 일세풍미SEPIA 시절 동료인 아이카와 쇼(이 사람은 정말 어른이다. 멋지다. 아니키! ㅠ_ㅠ)도 있고 오기 시게미츠(이 분은 웃으면 얼굴에 아주 꽃이 핀다 꽃이 펴 ㅠ_ㅠ)도 있고 여러 사람들에게 두 사람 쌍둥이냐! 헷갈린다! 하는 말을 듣는 카가와 테루유키('도쿄!'를 본 친구, '언니, 나 언니가 좋아하는 아저씨 나온 영화 봤어!')도 있고 '판도라'에서 오랜만에 같이 연기한 미카미 히로시(스마스마에서 진짜... 나이는 어디로 드셨어요? ㅠ_ㅠ)도 있고 이거 기바 씨 주변 사람들만 열거하기 시작해도 끝이 없다. 그런데 왜 기바 상이냐고? 그야...
물론 여기서 말하는 귀여움은 절대로 귀척이라던가 애교라던가 하는 스스로의 귀여움을 자각하고 사용하는 귀여움이 아니고, 애초에 귀여움을 매력 포인트로 잡고 디자인한 팬시 상품 같은 귀여움도 아니고, 아가들처럼 어리고 동그랗고 눈이 크고 말랑말랑하고 한 어린 나이로 인한 귀여움도 아니다. 아 물론 기바 상도 눈 크고 동그랗긴 한데. 사실 아저씨 덕분에 깨달은 건 다른 게 아니고, '나는 귀여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스스로의 취향이었다. 그저 위에 말한 거 같은 귀여움을 좋아하지 않는 것 뿐으로 지원오빠나 기바 씨나 이런 귀여움이 풀풀물씬한 사람들인 거라. 그러니까 내게 귀엽게 보이는 귀여움은: 무자각은 필수, 그리고 솔직함을 기반으로 한 솔직한 (그리고 귀여운) 감정 표현/리액션이 필수. 기왕이면 밥을 먹을 때도 맛있게 귀엽게 아이 같이 우물우물 빰 볼록, 연예인이면서 연예인이란 자각도 하나 없고, 자기가 잘 생겼는지 귀여운지 뭔지 하나도 모르고, 눈 땡글이라던가 갸웃이라던가 하는 분명 안 어울려야 하는데 어울리는 표정을 구사하는 신비로운 기술을 구사해야 하고, 워낙 그래서 아랫사람들에게까지 귀여움을 받고, 근데 또 자기는 그걸 모르고 있고, 쑥쓰러워하기도 은근히 잘 하면서 또 어떤 부분에서는 엄청 대담하고 남들이 부끄러워하는 부분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고, 손장난도 은근히 잘 하고 꼼지락거리기도 은근히 잘 하고 손이 예쁜데 손짓도 은근히 많고 자기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자기 직성이 풀려야 하는(=어른이니까 눈치보는 거 같은 거 없이) 땡깡과 투덜거림/응석 기술도 사용할 줄 알고... 뭐 대충 이런 거. 써놓고 보니 너무 적나라하고 뭔가 너무 솔직해서 잠시 숨 좀 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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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누군가의 얼굴, 겉모습 자체를 보고 감동하며 두근거림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잘 생긴 걸 보고 호감이 간다거나 잘 생겼네, 하고 미적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이성적 레벨을 넘어서 감성적으로 자극을 받기란 어렵다. 정말로 주체할 수 없게 내가 왜 이러지, 심장이 고장 났나? 싶을 정도로 속이 바르르 떨리면서 두근거리는 것. 진실로 첫눈에 반하는 경험. 그런데 '춤추는 대수사선'을, 지인들은 수 년 전에 다 보고 알던, 그래서 나도 캐릭터 설정 등은 알고 있었던 오-래된 일드를 보면서 그만 그런 경험을 하고 만 거다. 무로이 씨가 무로이 씨인 줄도 모르는 채 보았던 그 첫 등장에서 느꼈던 두근두근두근두근. 이제는 좀 더 알게 된 후니까 기바 씨가 내가 어여삐 여기는 포인트를 잔뜩(다?) 가지고 계신 걸 알고 있지만, 그때는 모르면서도 그냥 확 반했다.
그런데, 이 무뚝뚝하고 피도 눈물도 없고 완벽하고 무심하고 냉철한 관료란 기계 같은 인물이 얼마나 격정적인지가 너무 확확 눈에 보이는 거라. 미간 주름을 뚜껑 삼아서 격한 감정을 꾹꾹 눌러놓으며 평정을 유지하는 모습이라니. 윗사람들이 답답하게 굴어도 미간 주름. 완간서 사람들이 사고를 쳐도 미간 주름. 참을 인 자 세 개면... 하고 중얼거리고 있을 거 같은 저 표정 어쩌면 좋나요. 보이지 않도록 숨긴 감정이 뚜렷이 보인다- 는 것. 최대한 스스로를 억제하고 제어하지만 격정이 어느 정도 새어나온다- 는 것. 내가 이런 거에 오죽 약해야 말이지. 게다가 질끈 감는 눈의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이라던가, 하고픈 말을 씹어 삼키는 입매의 격렬한 움직임이라던가, 언제나 불끈 쥔 주먹이라던가, 은근히 삐지거나 하면 입을 삐죽하질 않나, 눈을 치켜뜨면서 눈빛으로 불만을 아주 레이저 광선처럼 쏘고! 게다가 가을 스페셜에서 와쿠 씨한테 쏘는 그 부탁하는 애원조 눈빛은... 캭. 쓰리 피스 딱 갖춰 입고 참으로 절륜하시고 빈틈 없으시고 모퉁이도 90도 각도로 딱딱 꺾어가실 거 같고 쓸데없는 움직임 하나 없고 절도의 화신이고 눈은 만날 진지하기 짝이 없으면서 저러면 어쩌라는 거야!
아, 열나 귀여워! 귀엽잖아! (게다가 춤대 극장판은 아무리 생각해도 로봇물이다. 조종자 무로이 씨가 봉인이 되어 있어서 로봇(=움직이는 주체)인 아오시마가 조종해 줘! 명령해 달라고! 하고 다그쳐서 조종자의 풍인을 풀고 혼연일체. 게다가 조종사 필살기는 자멸. 안돼, 무로이 씨. 춤대3에서도 또 희생양이면 제작진은 도S 인증이야! ㅠ_ㅠ)그러니까 KO 되었다는 이야기. 그런데 또 기바 씨는 무로이 씨랑 왕왕 다르죠. 그게 또 귀엽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본 드라마가 몇 편인지, 일맹이면서 자막 없이 잘도 보고. 일본 버라이어티를 보고. 영화를 보고. 검색을 하고. 전혀 모르던 일본 연예계는 왜 하나 둘 알아가고 있는 거니 너. 아 그러니까, 그게, 이게 다 아저씨가 귀여워서 그렇다니까?
이렇게 아주 그냥 이뻐 죽겠는 우리 아저씨지만, 사실 아저씨는 귀엽기만 한 게 아니다. 귀엽게 보이는 거야 아마도 어쩌면 내 주관적인 시선일지도 모르지만, 그냥 보면 그냥 진짜로 멋지게 살아온 사람이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다. 좌우명도 '열심히'고, 정말로 열심히 살았다. 자기는 나태해지기 쉽상이니까 스스로 열심히 해야 한다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누군가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몰아붙인다는 말. 뭔가 소년 만화의 주인공 같은 면도 또 귀엽지만
(내가 단언하는데, 아저씨는 만화에 곧잘 나오는 '주먹으로 교환하는 남자의 우정', 그러니까 투닥투닥 열렬히 싸우다가 뻗어서 헉헉 대다가 하하 웃고 친구 되는 그런 게 있다고 믿을 거 같다...가 아니라 정말로 그렇게 하는 사람일 거 같다. 진심으로 부딪친 상대는 인정하는. 그런 거. 진짜로! 사실 외관이 귀여워서 그렇지 건전 건강한 중년이심. 이게 또 매력!) 귀여움 타령은 그만 하고, 멋지지. 응.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바삐 살아온 사람이라 찾아볼 것도 참 많고 다 알아낼 수 없는 과거도 참 많지만, 그래도 구할 수 있는 것들을 보다 보면 지나온 세월이 있다는 건 멋지구나, 후회 없는 과거란 건 정말 굉장하구나,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면서 좀 더 열심히 살 걸, 하는 후회도 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하는 생각도 하고. 20대 후반부터 점점 나이가 들어가시는 모습을 훑을 수 있다는 건, 구슬 꿰듯 인생 순간순간의 모습을 엮어보면서 아, 이때는 이러셨구나, 이때는 이러셨구나,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진짜로 행복하고 기쁜 일이다. 짚어볼 수 있다는 것, 따라갈 수 있다는 것. 변하는 모습과 변하지 않는 부분을 쭈욱 볼 수 있다는 것. 그를 확인하고 또한 발견하는 것. 한사람이 세월과 상황과 합쳐지면서 만드는 모습을, 또 그게 변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굉장한 특권이고 즐거움이다.
(그래서 놓친, '시간이 지나면 보지 못하는' 것이 더욱 아쉽다. 일세풍미의 공연이라던가, 05년의 시구식이라던가, 관리관 축제라던가.)부모님이 미후네 토시로의 팬이셔서 아저씨 이름을 토시로라 지으셨단다. 미후네 토시로를 좋아해서 처음에 이름 보고 반가웠는데, 이런 비화가 있었다니 심히 기뻤다. 활발한 사람. 학창 시절 야구부 사진! 귀엽다. 기획사 야구팀에서도 유격수시죠. 도쿄로 상경한 계기도 재미있다. 결국 승부다! 라고 생각하고 지지 않겠다고 오신 거잖아요? 정말이지 아저씨의 경쟁심에는 가끔 막 부끄럽다. 승부에서는 꼭 이겨야 하나요? 예능에서도 승부 비스무리만 했다 하면 눈빛이 확 변하는데 아저씨 그러지 마! 하면서 막 죽을둥 살둥 되어버린다. 극단 생활과 단역의 나날. 그때 굉장히 힘들었다는데 그래서 종종 소품처럼 여겨지는 단역들에게 상당히 마음을 써주신다는 이야기도 있고. 사실 아저씨의 기본은 체육계, 열혈 남자다움이 기반인데 이런 세심한 배려라던가, 마음 씀씀이가 보여질 때가 있어서 찡하곤 한다. 감수성도 풍부하고. (오기 씨 인증) 눈물도 많고. 정도 많고. 여기 관련된 에피소드는 쓰다 보면 또 아저씨이~하면서 내 표정이 미묘해질 것이므로 참고.
아저씨가 보낸 청춘의 뜨거움은 처음 화면에 얼굴을 내밀었던 10대 소년의 파릇한 얼굴과 몇 년 후 일세풍미SEPIA로 격렬하게 활동할 때의 얼굴을 비교해보면 그냥 드러난다. 인상이 다르다. 강해졌다. 아키타 미인답게 하얗던 사람이 피부도 많이 타고. (그래도 손목은 아직도 종종 하얗다♡) 아, 세피아는 정말이지 힘이 넘쳤다. 나로서는 그냥 공연 영상 몇 개, 들려오는 이야기 몇 개 밖에 접할 수 없는 그들이지만 진짜로 멋있다. 노래나 춤, 공연, 이런 걸 떠나서 젊음의 에너지가 폭발한다. 지금도 응원가로 쓰이는 이유를 알겠다. 소이야!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되는 그들. 매주 시부야에서 공연을 하고, 비가 와도 멈추지 않았던 사람들. 아저씨가 아이카와 쇼 씨나 오기 시게미츠 씨하고 함께 얼굴만 비춰줘도 기분이 얼마나 좋아지는지. 당시 싸움도 잘 하고 한 열혈 하시던 아저씨를 그때부터 잘 봐주시고 계속 배우를 하라고 말씀해주신 오기 씨나, 그때 엄청 싸웠을 거 같지만 그만큼 아저씨를 너무나 잘 알고, 그래서 매우 능숙하게 다뤄주시는 아이카와 씨나. 진짜 너무 좋다. 그러고보니 춤대에 세 분 다 나오셔서 그것도 좋네. 그들이 아직 남아있어서 기쁘다. 계속 활동해주셔서 좋다. 콘크리트에서 춤추기에는 좋지 않은데도 아저씨는 하얀 컨버스, 쇼 씨는 검은 컨버스. 그렇게 흑백 컨버스 커플(?)이 있던 세피아. 이렇게 계속 하다간 인대가 상하고 50대에는 활동하기 힘들 거라고 하는 의사의 말에도 미래의 건강보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춤을 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멈추지 않은 아저씨. '전략, 길 위에서(前略、道の上より)' 클립 중에 백플립 후 착지하다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지고 잽싸게 회복하시는 모습. 이런 바보 같은 남자다움이 좋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지. 그런 사람이야. 새삼 깨달으면서 흐뭇해진다. 활동을 그만 두자는 이야기를 아저씨가 하셨다는 것에 좀 섭섭하면서도 이해가 가는 건 아저씨는 워낙 그렇게 자기 주관대로 의지대로 하는 사람이니까. 솔직하고 꿋꿋하게 신념을 관철하는 건 그저 무로이 씨만이 아니니까.
곧 데뷔 30주년이 된다. 그만큼 쌓인 것이 많다. 그냥 당신 노래니까, 하고 기대 없이 들었던 노래에서 난 우리 아저씨 목소리가 또 매우 좋아서 마구 놀라고, 또 반하고. 그러고 보면 연기 목소리랑 본 목소리랑 또 다르고. 그게 또 신기하고. 아 그냥 난 아저씨 목소리가 다 너무 좋은 거라. 게다가 가족에 대한 그 마음. 그건 정말 너무 좋아. 일하고 가족의 균형이란 것은 불가능해서, 사실 한 쪽에 더 기울어지기 마련이라고. 자신에게 우선순위는 가족이고 가족을 위해 일한다고. 그래서 보람이 넘친다고. 가족들이 좋아해주면 그걸로 됐다고. 그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아무렇지 않게 할 줄 아는 당신은 천연기념물. 그래놓고 부인한테 믿느냐는 말은 부끄러워서 못하고 존경하냐고 묻곤 했다는 건 또 다른 의미로 천연기념물. 처음에는 연예계로 뛰어든다고 상경하는 손자를 지지해주신 할머니를 위해서 열심히 활동했던 아저씨. 할머니가 돌아가시고서는 망연하기도 하고 목표가 사라진 것 같기도 했지만 부인을 만나고. 연애 시절 교통사고로 입원한 부인을 사흘 동안 간호하다가 이 사람하고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고 느꼈노라는 말에서 느껴진 상냥함. 부인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말하는 남편이라니 귀엽지 아니한가. 아저씨가 아홉 살 때, 30대 젊은 나이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자기도 그 나이를 넘기지 못할까 하고 생각했다 하셨는데 아저씨는 이제 머지않아 쉰이 된다. 나로서는 오래도록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아주셨으면 싶은데 워낙 몸을 심하게 굴리셨던 사람이라 건강이 걱정이다. 오래 사세요, 아저씨. 건강하셔야 해요. 스마스마에서 관절염 이야기한 거 진담이신가 싶어 은근 노심초사하는 나는 뭘꼬. (정답: 미묘한 팬)
결혼 전부터 아이를 낳으면 자기가 자란 환경에서 자라게 해주고 싶어하셨던 아저씨. 아내를 설득해서 고향인 아키타로 이사를 했다. 지역 행사에 열심이고, 여러 모로 고향 홍보에도 열심이시고. 어머님도 모시고 살고, 작년에 아들이 태어난 후로는 마땅히 가사도 돕는다 하시고. 그러고보니 아저씨 요리도 못하지 않으시지. 딸과 말할 때가 가장 기쁘고 딸 옆에서 가장 침착해진다고 말하는 아빠. 딸을 그렇게 예뻐하는데 그래도 아이에게는 엄마가 우선이지 싶어 '분했다'고 하는 아빠. 서울과 부산보다도 먼 도쿄와 아키타를 통근하는 아빠. 그런데 그걸 또 대단하다 생각하지도 않고 놀라는 상대방에게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 '응' 하고 대답하시는 아저씨. 아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도, 불륜은 절대 안된다고 단언하시는 것도, 가정에 대한 애착이 심한 것도, 참말 다 아주 훈훈하신 우리 아저씨. 뿌듯하도다.
부인 다음으로는 나카야마 미호가 좋다고 답싹 말씀하시는 게 왠지 귀엽지, 그러고 보면 아저씨도 팬심 참 질기다. '멋진 짝사랑'에서 같이 연기할 때도 이미 아주 팬이었으면서. 팬이라서 상대역은 좀 그렇지? 라는 말에 아니오, 합니다! 했다니 진짜 박수 박수에요. 물론 완전 부럽구. 장난스레 똑바른 게 좋아! 라 말하는 면 애호가 아저씨. 뜨거운 걸 잘 못 드셔서 스마스마에서 두 번이나 고생을 하셨는데 그 고생하는 표정이 또 절륜이라 죄송하지만 이 못난 팬은 안돼! 하면서도 귀여워! 하고 외치고 말았네요. 게다가 먹음직한 먹는 모습. 보면 내가 다 배부른 아저씨의 먹는 모습. 뜨거운 걸 드실 때면 볼을 부풀리고 후후 불어 식히는 모습에 기무타쿠가 후후 잘 어울려요- 하는데 그게 사실이라 할 말은 없지만. 왜 나이가 들수록 더 귀여워지시나요? 오묘할 뿐. 그러고보면 아저씨는 결혼할 무렵인 1997~98년이 제일 예뻤다. 적어도 내 눈에는. 정말 유독 반짝반짝 빛이 났다. 결혼 후에 방심했다가 살이 찌셨었다고 하는데 아저씨한테 뱃살은 찾아볼 수 있었던 적이 없는데... 하며 난 아직도 언제 찌셨었단 걸까 하고 고심할 뿐이고. (아가씨들에게 참 바람직한 영향을 주는 아저씨...)

무엇보다도, 배우인 사람. 지난 20년 동안 변한 듯 고스란한 얼굴과 이미지. 약간 부드러워진 인상과 조금씩 폭이 넓어진 연기 스타일. 감정과 인상이 너무 뚜렷한 연기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자신의 겉모습 위로 가공의 인물을 투영하는 아저씨의 솜씨가 심히 좋다. 너무 소탈하고 밝고 명랑하고 희로애락이 확실한 본체와 다른 역할을 뚜렷하게 만들어내는 그 솜씨에 감탄한다. 분명, 투영의 능숙한 정도와 배역과 배우의 조화는 역할마다 차이가 있지만, 본체는 마마보이인 젊고 댄디한 야쿠자 보스도, 서글서글한 장난감 회사 청년도, 평범하고 풋풋한 대학생도, 임협물의 날카로운 야쿠자도, 발랄한 체육 교사도, 세상에서 가장 상냥한 청년도, 정말로 건전하고 착실하고 애인에게 애교 만점인 수사 1과의 연수 형사도, 고뇌하는 강직한 고위 관료도, 심드렁한 듯 표정 풍부하고 천연덕스러운 감찰의도, 아들을 몹시 예뻐하는 신문기자도, 출세와 성과를 위해 뭐든 하는 새침한 엘리트 과장도, 과묵하고 약간은 서툰 SP도, 불륜남이면서 순진한 냄새를 풍기는 중년남도, 약간 음험하고 제멋대로인 능글능글한 이사장도, 심각한 모습은 전혀 없을 것 같다가 진지하기 짝이 없는 의사도, 배려심이 너무 많아 안타까운 남편도, 온후하고 차분하고 세련된 은행장도, 선한 인상의 곧은 정치가도, 젊은 것들을 싫어하는 실력 있고 괴팍한 의사도, 약간 괴짜인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발명광 성주도, 다 좋다. 맡은 인물에 따라 변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 좋은 것이다. 아저씨가 상대의 이름을 부를 때면 특히 감동한다. 아오시마! 라던가, 사쇼상! 이라던가. 시장님, 할 때나, 아마노, 하고 부를 때나.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실린 어조가 너무 사랑스럽다. 딸을 부를 때는 어떤 목소리일지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고 억울할 정도로 속눈썹이 길고 큼직한 눈에 상냥함을 가득 담을 때는 아주 그냥... 말할 필요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특이한 역할, 은근한 악역, 이런 것도 어울리셔서 좋은데. 더 하셨으면 좋겠다. 밝고 올바르고 훈훈한 건 잘 하시니까 말이지.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 팬인 아저씨. 매년 팬클럽하고 스키 투어를 가시는 아저씨. 볼링도 자세부터 다르신 아저씨. 희로애락이 뚜렷하고, 감동하면 금세 글썽하는 면이 포인트인 아저씨. 눈이 커서 눈물이 글썽하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한다. 눈이 그냥 주루룩 흘러내릴 거 같애. 감정 표현이 워낙 솔직하고 쾌활한 밝은 사람. 자기가 이거다, 한 일에는 굽힘이 없어서 와가마마라던가, 외곬이라는 말도 듣는 사람. 하지만 성실한 사람. 변명을 하지 않는 사람. 오해에도 침묵하는 사람. 강한 사람. 누구에게든 진심으로 부딪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그런 생각이 든다. 큰 눈에 담긴 감정이 배역마다 다르고 손짓도 걷는 자세도 무언가를 잡는 동작도 조금씩 다 달라서 배우로구나, 하고 강하게 깨닫게 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왠지 감동을 안겨주는 사람. 한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배우로써 연기하는 인물을 통해 새로 해석된 모습을 보는 것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런가 하면 연기를 안 할 때는 너무 털털 수더분한 아저씨의 극치를 달려서 그 차이에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 긴 엄지손가락. 눈과 손의 매력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양복이 이상하게 너무 잘 어울리는 사람. 양쪽 귀 모양이 약간 다르고. 앞에 양손을 모으고 있을 땐 꼭 왼손으로 오른 손목을 잡고. 생각에 잠길 때나 난처할 때면 저도 모르게 혀로 뺨 안쪽을 볼록 밀고. 이런 사소한 것에 기뻐진다. 로케 중에도 맛있는 국수집을 발견하면 신이 나서 친구든 후배든 데리고 가고, 그런가 하면 스포츠 만화에나 어울릴 법한 남자에게 어필하는 남자다움을 갖추고 있어 남자 팬도 은근히 많은 우리 아저씨. 어딘가 응석도 많고 애교도 많고. 친구들(그리고 후배들)에게 귀여움을 받을 거라는 확신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 남자다운데, 자기가 귀엽다는 걸 전혀 모르는데, 연예인이라는 자각도 별로 없는 건전남인데- 어쩌면 그래서 더 귀여운 사람. 그래도 그렇지 쉰이 멀잖으신 분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걸까. 아저씨, 쫌. 부끄럽고 쑥스러워도 그렇게 슬쩍 혀 깨물지 마시구요. 멋쩍어하면서 웃는 그 표정 좀 어떻게 하시구요. 뺨 볼록해져서 오물오물하는 것도 좀 자제하시구요. 마흔 넘어서도 백플립하고 그러시는 거 반칙이구요. 세피아들하고 나오면 정색하고 버럭 하고 토라지고 하지 마시구요. 머쓱해 하고 정색하고 민망해 하면서 눈 동그랗게 뜨고 입술 쑥 내밀고 혀 날름하고 웃고 눈 치켜뜨고 내려깔고 기타 등등은 좀 참아주세요. 그런 반응이 보고 싶어서 다들 더 장난치는 거라구요? 그리고 진지하게 연기하다가 대사 깜박했다고 충격 받아 픽 쓰러지면서 완전히 다른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진짜 죄송해요 하고 절절하게 사과하면 제작진이 무슨 기분이 들겠어요. 가서 우쭈쭈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뒤통수는 또 왜 저리 동그랗고, 속눈썹은 왜 저리 길어가지고! 그러니까 열 살도 더 어린 후배들도 귀엽다고 하고 그러는 거잖아요. 그런 말 들으시면 화내실 거면서 왜 그런 말을 하게끔 하시냐니까요. 은근히 후배들 잘 챙기고. 그래서 아저씨틱한 설교도 잘한다고 하고. 그런데 나는 그것도 또 왠지 귀엽고. 그래놓고 또 젊었을 때는 왜 그리 쌈질을 하셨대요. 젊을 때 아저씬 진짜 혈기왕성. 허긴 그거랑 술버릇 안 좋으시단 거마저 없었으면 안티들이 심심했을 거에요, 그죠?
아저씨 덕분에 고물 노트북의 40기가 하드도 자료는 1기가 이상 안 채우며 살던 사람이 외장 하드를 샀다. 매년 외운다고 해놓고 귀찮다고 때려치우는 히라가나를 외우고 말았다. 드라마는 일 년에 한 편도 볼까 말까 하는데 두 달 사이에 10편이 넘는 드라마를 봤다. 일맹이면서 자막 없는 드라마를 보고, 영화를 보고, 버라이어티를 보고, SMAP의 멤버 이름을 외우고, 다운타운이 누군지 깨닫고, 웃짱난짱에 대해 발견하고, 구루나이를 감상했다. 일웹을 뒤지고 중웹을 뒤졌다. 대만식 클럽박스에 가입했다. 번역기를 돌리며 2ch 스레를 읽었다. 동영상 편집은 극구사양이면서 감상한 드라마를 조각조각 편집해 아저씨가 나온 부분만 보물마냥 그러모았다. 아저씨가 드라마에서 조금이라도 뜨거워 보이는, 김 나는 것만 드실라 하면 으악, 아저씨! 저거 진짜 뜨거우면 어째? 그냥 데고 참을 거 같애, 이 사람은! 하고 외친다. 역할로라도 면을 먹으면 좋죠! 아저씨, 맛있죠! 하고 신이 난다. 아저씨 표정 하나에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몸을 배배 꼬면서 묘한 표정을 짓는다는 건 어디 가서 말도 못한다. 안경은 진짜 진짜로 취향이 아닌데 아저씨가 안경만 쓰면 왜 이리 좋은 건지 괴로울 뿐이다. 아저씨 옷빨도 좋은데 옷 좀 신경 써주세요! 일본 위키에도 세련된 이미지가 적다고 나오잖아요? 행동이 스마트하고 워킹도 훌륭한데 옷빨도 잘 받는데 왜 늘 가죽이에요. 아 이건 진짜 피눈물.
여튼. 엄청나게 횡설수설하면서 어떻게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줄줄줄 다 풀어놓으려고 애써봤지만. 결론은, 아, 이토록 귀엽고 멋지고 이쁘고 좋은 사람이 세상에 있다니 만세만세만만세! 우리 귀여운 아저씨.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아저씨. 아저씨 덕분에 행복해요. 너무 좋아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오래 보고 싶어요 - 그저 이 말을 하고 싶었다, 응.
그리고 S님을 위해 덧붙이는 아저씨 출연작 추천(?) 코너우선 영화. 그러나 아저씨 영화는 은근히 구하기 힘들다. 마이너한 작품에도 많이 나오셨고, 사실 춤대 시리즈를 제외하면 구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결론은 일어를 배우고 일본에 가자는 거(?):
'춤추는 대수사선'의 극장판 1, 2편, 그리고 스핀오프인 '교섭인 마시타 마사요시'와 '용의자 무로이 신지'는 말할 것도 없음. '교섭인'에서는 왕왕 귀여운 키지마(테라지마 스스무)씨가 무로이 씨에게 미묘하게 쪼는 게 특히 귀엽다. '용의자'의 아저씨는 그저 가슴 아픔. ㅠ_ㅠ
'안녕! 사랑의 야쿠자(さらば愛しのやくざ)'는 한국 웹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자막은 없다. 팬들에게 꼭 손꼽히는 작품. 1990년 개봉. 2002년에 디비디가 나왔을 정도로 은근히 인기있는 영화다. 일맹인데도 보면서 왠지 멍하니 빠져들게 되는 건 20대 후반의 아저씨가 너무 젊어서. 친한 사이인 진나이 타카노리 씨가 아저씨에게 상대역(이라 쓰니 좀 미묘?)을 맡아달라고 직접 설득하자 사나이다우신 아저씨는 주연이 맡겨질 작품이 잔뜩 있는데 그걸 다 거절하고 응낙하셨다는 훈훈한 미담이 있다. SMAP의 이나가키 고로가 아주 어리디 어린 모습으로 나온다.
'차이니즈 디너'와 '러쉬'는 매우 보고 싶은 작품. 전작은 내용이 상당히 모호한 인디 영화라고 하는데 알흠다움 체크를 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전해진다. '러쉬'는 뭣보다 아이카와 씨랑 같이 나오기 때문에!!! '모로코' 역시 무지무지 보고 싶다. 임협물, 그러니까 야쿠자 영화인데 1997년이니 '춤추는 대수사선' TV 시리즈 직전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사랑에 빠진 여자들'은 25이면서 고교생이 어울려! orz 이므로 봐야 함.
그러나 레전드 중 레전드는 '4월괴담'입니다. 디비디를 사버릴지도 몰라요. 대체 세상에 어느 감독이 다 큰 청년에게 리본을 맨 빵떡 모자를 씌운 유령을 시키는 겁니까. 아니 그게 어울리는 사람이 문제지만. 그나저나 '용의자' 촬영 때 카메라 5대+감독의 개인 컬렉션을 위한 카메라 2대라는 건 진실일까... 나도 좀 보여주심이.
내년 개봉한다는 'SPACE BATTLESHIP 야마토'도, 춤대 3번째 극장판도 아주 왕왕 기대 중이다. 신나라.
자, 그리고 드라마. '춤추는 대수사선'야 당연하고, 구하는 것이 가능하고/자막이 제공되는 작품부터:
1990년 작품 '멋진 짝사랑'. 요새 자막이 제작되고 있다. 노지마 신지의 작품이며 게츠쿠 초기작으로 후지 TV에서 순애 3부작으로 기획한 작품 중 첫 번째다. (순애 3부작의 다른 작품은 '도쿄러브스토리'와 '101번째 프로포즈'.) 아저씨 귀엽다. 젊다. 쑥스러워하면서 웃는 것도 그렇고. 싫은 소리 못하고 약간 난처해하는 눈빛도 그렇고.
아저씨는 '기묘한 이야기'에 다섯 번 정도 나오셨는데 내가 본 건 91년의 '꿈을 사는 남자', 94년의 '시간의 여신', 00년 '홀수', 그리고 02년의 '이상한 거리'다. '꿈을 사는 남자'는 정말로 앳되디 앳되보여서 그 젊은 맛에 보고, '시간의 여신'은 아저씨가 우는 연기를 하는 걸 처음 본 작품인데 정말이지- 사실 지금 보기에 내용은 진부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저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걸 보는 건 정말 충격이었다. '홀수'는 대사가 하나도 없이 정말 아저씨의 연기 하나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상당히 추천하는 작품. '이상한 거리'는 처음에 이게 뭐야? 싶었다가 오? 싶어져서 또 보게 되는 작품이다. 역과 헤어스타일에 따라 나이를 팍 먹었다 뱉었다(?) 하시는 아저씨란 걸 실감하게 된다. 역시 매우 추천.
1994년 작품인 '29세의 크리스마스'는 정말로 좋은 작품이다. 그냥 가슴이 벅차고, 왠지 눈물이 나올 것 같고, 먹먹해지는.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냥 트렌디 드라마라 하기에는 깊이가 있고, 주인공들을 보면서 절로 같이 느끼게 된다. 아저씨가 맡은 역은 일본에서 가장 상냥한 남자. 정말로 상냥한 아저씨다. 배우들, 특히 세 친구의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정말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가 많다. 집에서의 차림이라던가. 행동이라던가. 꼭 보세요.
1995년의 '사쇼 타에코 - 최후의 사건'은 썩 괜찮은 형사/범죄 드라마다. 재미있는 건 여기서 아저씨가 수사 1과에 연수생으로 들어온 형사라는 것. 춤대의 수사 1과와는 또 너무나 다른 거다. 주연 여배우 아사노 씨의 연기도 좋고 (너무 좋아서 보기 괴로울 때도 있다), 젊은 SMAP 카토리 싱고도 볼 수 있다. 상당히 어두운 분위기로 광기가 가미된 작품에서 아저씨는 풋풋순수태양같은 이미지로 대비를 주는 캐릭터. 여기서 약혼녀하고의 러브러브는 짱짱 귀엽다. 보다가 막 녹는다. 애교 만점 남친이심. 실제로 이럴 거 같다.
1998년 작품 '반짝반짝 빛나다'는 아저씨가 마음도 아름답다고 칭찬했던 (무려 가슴에 손을 얹으면서 마음이 아름답다고 말했다는 게 꺄웅) 후카츠 에리 씨도 나오고, 분위기 멋지신 스즈키 쿄카 씨도 나오고, 뭣보다 넘넘 귀여우신 코바야시 사토미 씨도 나오고- 여튼 여자들이 주인공인 작품이지만 아저씨의 타도코로 부장님은 그야말로 만만세. 사실 난 무로이 씨와 타도코로 부장님 중 누가 더 좋은지 모르겠다. 둘다 매우 좋음. 타도코로 부장님은 애교도 장난이 아니요 귀여움이 풀풀 물씬이다. 아저씨 출연 드라마를 죽 보다보면 아저씨를 보느라 아저씨 부분만 돌려보는/작품도 제대로 보는/작품이 상당히 훌륭한 이렇게 세 부류로 나누게 되는데 '반짝반짝 빛나다'는 두 번째에 속한다. 이건 작품의 문제가 아니라 타도코로 부장님에 너무 눈이 가서 그렇다.
1999년 방영한 '링 최종장'. 호러에 극히 약하므로 손가락으로 눈앞을 가리고 보다가 안되겠다 싶어 가볍게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병행하며 봤음. '반짝반짝 빛나다'하고는 반대로 작품도 나쁘지 않지만 아저씨 캐릭터가 괜찮으면서도 아주 약간 모자랐다. 너무 '기자'여서! 그러나 아들 이뻐하는 모습은 아주 그냥... 게다가 맛있게 식사하시는 모습 뺨 볼록 완전 흐뭇함. 게다가 4WD를 운전하고 다니시는데 아저씨 운전! 아저씨 운전! 이렇게 되고 말았음.
2001년 작품 '내일이 있으니까'는 다운타운을 비롯해 예능인이 대거 출연한 작품이다. Re:Japan이란 이름으로 멤버들이 동명 노래도 부르고 시리즈 CM도 잔뜩 찍었는데 아마 CM이 먼저 히트를 해서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찍었다. 주인공인 하마다 씨가 아저씨보다 작아서 드물게 내려다보는 구도도 나온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저씨가 연기하는 모치즈키 과장은 무로이 씨처럼 쓰리 피스 양복에 올백인데 내용물은 승진과 성적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엘리트라는 점이 매우 훌륭하다. 이런 심술쟁이에 얍삽한 (그렇지만 귀엽다) 인물도 잘 어울리다니. 제작된 자막은 몇 개 없지만 아저씨 보는 맛으로 꿋꿋이 볼 만하다. 특히 상대를 한없이 내려다보는 시선이 장난이 아님.
2002년 작품 '사랑하는 톱레이디', 너무 멋있으신 나카타니 미키 언니님 주연. 언니님의 친구에게 '야시오찌~'라 불리며 대쉬받는 아저씨는 일 잘하고 침착하지만 늘 뭔가 난감해하는 듯한 SP. 아저씨의 양복 차림을 보면서 넥타이와 셔츠의 색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게 되는데 여기서는 무려 멜빵도 하신다. 깔끔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시장님이 사고 칠까봐 늘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는 아저씨가 한가득하다. 보면서 끝을 보고 싶지 않아서(...) 부러 마지막화를 뒤로 미루는 신공을 발휘했음. 아저씨는 작품을 잘 받쳐주는 조연 역에 역시 탁월하시다.
같은 해 작품인 '연애편차치'는 실로 죄송한 말이지만 아저씨 나오는 부분만 슝슝 돌려봄. 핑크색 셔츠 체크. 중후한 샐러리맨 체크. 현관에서 해피버스데이를 불러주는 귀여운 모습 체크. 이래놓고 불륜남이라고 하지 말란 말이야.
2004년 '란포 R'. 백발귀 편에 나오셨는데 하얀 머리도 어울리셔서 감탄했다. 굉장히 안타깝고 절박한 시선을 하는데 너무 어리게 보이셔서 찡. 모성본능 자극의 달인이시다. 아 진짜. 나는 왜 이 사람의 형이 아닌가. (읭?)
같은 해 작품인 '그것은, 마치 폭풍처럼'. 야마삐를 보려고 본 사람들이 많겠지만 나는 아저씨를 보려고 봤을 뿐이고. 너무나 배려심이 깊고 상냥해서 보다 보면 답답해질 정도로 혼자 끌어안고 고민하는 것도 참 훈훈했지만 아내와 출근길 담소가 너무 귀여웠다. 굉장히 자그맣고 귀엽게 보이셨던 아저씨. 아저씨 나오는 부분만 주력해서 봤다. -_-
역시 같은 해 작품인 '검은 가죽 수첩'. 아저씨에게 심히 드문 악역 캐릭터. 능글능글하고 잔머리도 잘 굴리고 말도 유들유들하게 하며 샤프한 안경에 늘 셔츠 단추는 두엇 풀어놓으신 노는 중년의 모습이 너무 잘 어울리셔서 감복했다. 작품도 상당히 재미있다. 협박으로 돈을 벌어 긴자의 1인자가 되고자 하는 여자의 야망과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 이랄까. 쇼파에 벌렁 드러누워 담배 피시는 아저씨 요체크.
2005년의 특별극 '옥창기'는 매우 좋은 작품이다. 휴먼 드라마라고 해야 할까. 상당히 노력하는 정치가인 사람의 이야기다. 원작이 책으로 출판된 실화이므로 상당히 탄탄하고, 아저씨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깔끔한 정치가라는 느낌이 드는 연기, 주인공이 삶에 대해 정말로 진지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연기였다.
2006년 '간호사 아오이'로 또 하얀 가운을 입으신 아저씨...인데 이번에는 괴벽이라 해야 하나 개성이라 해야 하나 그런 색깔 강한 의사님이 되셨다. 1화에서는 악꺅끄억이 절로 나오지만 그래도 귀엽다. 표정이 아주 그냥... 표정 풍부한 아저씨를 십분 활용했다는 느낌이 드는 드라마. 그러다가 싹 굳기도 하고. 착잡해하는 표정도 짓고. 밝은 이미지는 페이크인가! 싶어질 정도다. 어쨌든 매우 귀여우십니다. 아오이도 귀엽고. 일드 보다가 어? 싶어지는 반가운 완간서 얼굴들이 이번에도 몇 있어서 더 좋았다.
기무타쿠와의 장면에서 왕왕 귀여운 NG를 내셨던 2007년 작품 '화려한 일족'. 대단한 작품이다. 아저씨 비중은 별로 없지만 인간미 넘치고 훈훈한 세련된 미중년 은행장으로 나오셔서 만만세. 작품 자체가 대작이므로 필견 가치 잔뜩. 아저씨에게는 드문 본인 나이보다 나이가 든 역할이었다는 것도 체크 포인트.
은근히 매우 귀여워하는 2008년 특별극 '안미츠 공주'. 천진난만 발랄 엉뚱하신 성주님으로 나오시는데 도도도도 걸어다니는 그 걸음걸이가 완전 귀여운 장면에서 뒤집어졌다. 식탁에서 아내에게 칭얼거리듯 불평하시는 장면도 필견. 엄청 귀엽다. 시계를 보고 손짓하시는 장면도 그렇고, 어우, 그냥 귀여움으로 가득하다. 색깔도 이쁘고 귀여운 작품임.
2008년 '코드 블루'는 흐르는 피(=그러니까 액션물에 나오는 피)에는 강하지만 담겨있는 피(=그러니까 병원물에 나오는 피)에 심히 약한 내게는 보기 힘든 부분이 가득했던 작품. 피보이는 곳 가리면서 보았다. 괜찮았다, 작품 자체는. 사실 테라지마 스스무 씨라던가 하는 조연들이 좋아서 그 재미로 보았다. 아저씨의 쿠로다 선생님은 완전... 무로이 씨는 그냥 참는 표정/무표정이지만 쿠로다 선생님은 싫다는 표정/답답해하는 표정/냉랭한 표정이므로 카리스마가 또 다르다. 안경 쓴 아저씨 매우 이쁘심. 브이넥 수술복 훌륭하심. 그러므로 볼 가치가 만빵이다.
아직 보지 못했지만 구할 수 있는 작품으로는 기타노 타케시가 주연한 특별극 '점과 선', 카토리 씨가 주연했고 아저씨가 무려 관서 사투리를 쓰신다는 '쿠로베의 태양', 그리고 내가 하드에 쟁여놓고 있는 특별극 '신 뉴욕 사랑 이야기', 그리고 '판도라' 등이 있다. 올해 하반기 드라마인 '불모지대'도 매우 기대 중인 작품.
자막도 없고 중웹에서야 구할 수 있는 1989년 작품 '심한 녀석들!'에서의 마마보이 야쿠자 보스는 매회 다른 양복을 입고 나오는 센스라던가, 야구 배트를 지참하고 다니는 버릇이라던가, 껄렁한 표정이라던가가 (그러다가 또 부끄럼을 타고 소심해지는 게 포인트) 매우 보기 좋다. 왕왕 귀엽다. 무자막이지만 한국 웹에서 구할 수 있는 작품으로는 2006년 작품 '히트 퍼레이드 - 연예계를 바꾼 남자 와타나베 신'(싱글벙글 귀여우신 아저씨를 볼 수 있다)과 2007년 작품 '복수는 나의 것'이 있다.
제대로 보고 싶은 드라마로는 엄청 쾌활발랄할 것 같은 '너의 눈동자를 체포한다!'와 '사랑해 볼까요!'가 있다. 진나이 씨하고 연기하는 게 너무 보고 싶고! 아저씨의 쾌활한 호청년은 더욱 더욱 더 보고 싶다. 게다가 '사랑해 볼까요!'에서는 툭하면 백플립을 하질 않나...! 엄청나게 귀엽고 어려보이고 뽀샤시한 '뉴욕사랑이야기'도 너무 보고 싶고, 굉장히 말랑말랑 따땃할 거 같은 '핫도그'도 보고 싶다. 아웅.
아주 확 버라이어티도 소개해보자. 예능에서의 아저씨는 배우일 때와는 또 너무 다르다. 목소리도 다르고 사용하는 손짓도 다르고, 아예 포즈부터가 다르다. 양팔 포개기도 잘 하고, 정말 소탈하고 아저씨 같은 모습. 게다가 풉 웃는 것도 잘 하고 감정 표현도 팍팍 해줘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마스마에는 네 번 나오셨는데, 구할 수 있는 건 우선 05년 8월 22일/08년 6월 30일/09년 7월 13일 방영분이 있다. 스마스마는 뭣보다 자막이 있어서 만세다. 05년에는 '용의자' 홍보를 위해 아이카와 씨랑 나오셔서 잔뜩 먹고 후후 부시고 약간 데시고 그러시면서 면 사랑을 피력하셨고, 08년에는 '코드블루' 홍보로 토다 에리카 양하고 나오셔서 원거리 통근 아빠님의 모습을 보이시며 소룡포 먹다가 디셔서 분해하셨고, 09년에는 트렌디 드라마의 달인이라고 해서 '너의 눈동자를 체포한다!'에서 함께 연기한 아사노 씨, 진나이 씨, 미카미 씨와 함께 나오셨다. 네 어른들이 왕왕 떠들고 시끄럽고 귀엽고 먹다가 아저씨는 이게 뭐냐고 손 번쩍 들고 미카미 씨랑 둘이 나란히 서서 웃고 그러는데 아주 반창회같고 귀여웠다.
스마스마 특집, 후지 50주년 명작 드라마 총집합은 반드시 반드시 꼭 제대로 보는 것이 좋다. 춤대 뒷 이야기도 그렇지만 아저씨의 리액션이 장난이 아니고, 옛날 출연작도 얼핏 얼핏 나오므로 매우 볼 만하다.
스마스마에서 이야기가 나왔길래 찾아본 풋스마 04년 10월 12일은 진짜... 비비리오, 그러니까 겁쟁이왕 결승전에 나오신 거였다. 아마 '검은 가죽 수첩' 홍보였나 그랬지. 무자막이지만 일종의 당하는 줄 알기는 알지만 예측불허인 몰래카메라 상황극이므로 보면서 뒤집어졌다. 그래도 말을 다 알아듣고 싶어!
내가 본 HEY!x3는 두 개인데, 다 무자막이다. 04년 11월 8일 방송은 일세풍미 세피아가 15년 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고 해서 엄청 화제가 되었다는데, 이 사람들은 어째서 나이를 먹었어도 별로 다른 게 없지... 싶어지는 생각을 들게 했다. 오랜만에 조니란 이름으로 불리신 아저씨의 부끄럼 작렬이 매우 요체크인데다 이전부터 티격거리시던 모 님이나 모 후배에게 정색하고 툴툴거리는 게 또 요체크. 리액션만 봐도 좋았... 06년 3월 13일 방송에는 게스트의 게스트로 나오신 듯 한데, 또 다른 게스트게스트의 무로이 씨 흉내에 아주 약-간 삐져서 입술이 슬쩍 나오셨다가 나중에 눈은 웃지 않고 쓴웃음하시는 게 아주 그냥... 그만 하자.
어쩌다가 찾아낸 구루나이 02년 12월 6일 방송분은 정말이지... 컨셉 자체가 그래서라고는 하지만 불량 올백에 80년대 깡패마냥 짧게 개량한 가쿠란, 그것도 안감에 용호와 이름이 수놓아진 걸 입고 나오시다니 오마이! 였음. 원래 웃기면 주체 못하고 웃으시는 분이라 그런지 자꾸 웃으셨다. 그러다가 승부의 순간이 되니 변하던 눈빛, 아윽! 툭툭 개그를 발휘하시기도 하시고, 이럴 때 보면 정말 '건강한 남자애'란 느낌이 들고, 게다가 못 보면 표정도 몇몇 보게 되고. 아, 볼만 했어요. 그런데 저 가죽 코트는 02년부터 입으셨던 건가... 어째서 가죽코트가 아니면 차이나 칼라인지? 끙.
그러나 아저씨의 예능 레전드라 하면 '운난의 기분은 최상'을 꼽을 수 밖에 없다. 2003년 5월 9일, 16일, 23일, 30일, 이렇게 4주에 걸쳐 방영됐는데, 일전에 아이카와 쇼 씨가 출연했을 때의 복수를 한다고 등장, 스튜디오에는 무려 오기 씨도 같이 나와 세피아가 세 명 이상 모인 것이 당시 화제였다고. 잠깐 첨언하면 일세풍미SEPIA는 극남 일세풍미라는 극단에서 음악하고 싶은 사람! 해서 할래! 한 일곱 명이 결성한 것이다. 극남 일세풍미 출신인 카츠마타 쿠니카즈는 이들의 후배 격이며 예능에서도 아이카와 씨랑 아저씨가 무섭다고 벌벌 떠는 컨셉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그가 우치무라 테루요시 씨하고 한 패(?)로 아이카와 씨를 승부에서 이기고는 못할 짓(?)을 하자 한솥밥을 먹은 식구가 그러면 되나! 하고 화르륵하신 아저씨가 복수한다고 출연하셨다, 는 이야기. (헥헥)
초반부터 아저씨랑 쇼 씨랑 아주 가죽을 빼입고 수금하러 온 야쿠자(...)같은 분위기를 내셨는데 (게다가 BGM은 툭하면 무로이 씨의 테마인 G-Groove) 복수한다고 오셔가지고는 그래놓고 승부에서 또 뭔가 삼천포로 빠져서 男氣, 즉 남자다움 겨루기로 대결이 변질, 덕분에 아저씨는 세살 아이라는 말을 듣질 않나 축구에도 뜨거운 물 참기에도 숨 참기에도 볼링에도 승부욕을 화르르 태우시지를 않나 게다가 볼링을 할 때는 등에 자기 이름이 수놓아진 셔츠에다 자기 공까지 가져오시고! (포즈 진짜 멋있었지만 저 셔츠도 사실 갖고 싶었지만 어쨌든) 온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차마 생략한다. 카츠마타 씨에게 버럭에 정색하시고, 아이고. 이렇게 복수는 뒷전이 되어버리고 도리어 아저씨가 중심이 되는 일이 발생(...) 스튜디오에서 오기 씨는 원래 저래요- 하는 식으로 설명을 해주시는 분위기까지 조성. 어쨌든 여러모로 아저씨 팬에게는 감지덕지한, 자기는 그냥 계획없이 자기 주관에 따라 움직일 뿐인데 주변 사람들이 거기 다 휩쓸려가고 마는 아저씨의 위력을 새삼 절실히 깨닫게 해주는 방송이다. 이게 너무 히트를 쳐서 세 사람은
내비게이션 CM까지 찍게 되었다.
그리고 뭣보다 이런 투샷 만만세. ↓
자, 어서 아저씨의 세계에 빠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