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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갈이

정기적으로 퍼뜩 나타나 날 괴롭히는 궁금증이 하나 있는데, 바로 눈이 좋은 사람에게는 가로등 불빛이 번지는 모양이 어떻게 보일까 하는 것. 안경을 쓰고 볼 때랑 벗고 볼 때랑 다르기 마련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나는 눈이 나쁘니 흐릿하게 번진다고는 해도 시력이 좋은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겠지 하고 생각하고. 이 상상이 과연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을까...

센스 & 센슈얼리티

요즘 나란 인간은 굉장히 동물적이지 않은가. 단 것을 먹다 말고 멍하니 그런 생각을 했다. 이 감각이라는 것. 본능적이고 육체적인 자극. 감각을 사치스럽게 보살피는 편은 아니지만, 사실 인간이란 굉장히 단순한 존재다. 감각을 통해 느끼는 것처럼 짜릿하고 강렬한 것도 없다. 그 자극을 통해 파생되어 나아가는 현상은 또 얼마나 신기한지. 실제로 신체를 통해...

좋아서

'해 저물수록 길어지는 어제, 데리고 걸음 옮겨 또 새로운 풍경.' - - 지난 주였나. 지나온 시간들이 한 해가 지날수록 성큼 성큼 길어지는 게 꼭 그림자를 달고 사는 것 같구나 싶어 쓴웃음이 났다. 그렇지만 또. 그림자가 길던 짧던, 걸어가면 앞에 신세계가 있다는 사실은 여전하잖아? 뒤만 안 돌아보면 되는 거 잖아? 이러면서 혼자 왠지 쾌활해...

마음사막

당신이 내 마음을 보고 싶다고 말한다면 웃겠다. 소리 내 웃다 퍼뜩 쑥스러워 입을 가릴지언정 우선 웃겠다. 한 번쯤 들어보고 싶었던 말이라고는 말을 해줄까 말까. 그리고 그릴 수 있는 어드메에든 풍경을 하나 그려주겠다. 종이와 연필. 티슈와 펜. 먼지와 손가락. 사막과 별과 꽃을 보여주겠다. 그림을 보는 당신 눈에는 물음표가 있나 없나. (없다면 ‘...

그리움먼지

당신이 내게 먼지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면. 당신은 무어라 할까. 창밖 햇빛은 연두색. 나는 오늘도 이 자리에 있다. 키보드의 글쇠 사이로는 하얀 먼지가 이끼처럼 껴 있다. 붓을 찾으려다 그냥 두었다. 털어내지 말자. 청소를 한다고 노트북 키보드를 뜯은 후 스페이스 바가 이상해져서 USB 키보드를 샀다. D와 L이 유독 닳았다. 벌써, 일까나. '이'...

꽃 한 송이

. . . 눈물을 먹고도 꽃은 자라고, 지나간 흔적은 남아도 꽃은 핀다. 희망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붙이기에는 나약하지만 그것은 불변하는 사실이다. 풀리지 않는 매듭은 없고 새살이 아니 돋는 아픔은 없다. 수많은 눈물을 마셨음에도 꽃은 바다같은 짠 내음을 내지 않으며 싹트고 자라나는 동안에도 매 순간 순간 아름다웁다. 쓸데없이 길고 말았지만 결국에는...

거미줄 라이프

한 번 접고 딱히 '사람이 없다'는 것으로 인한 외로움이나 허함같은 것을 잘 느끼는 편은 아니다. 외로움이나 공허함 혹은 허무함은 누구나 다 데리고 사는 친구같은 것들이고, 그것이 올 때마다 자꾸 풀썩 풀썩 디비 주저앉으면 엉덩이만 퍼지고 무릎만 까지는 법이다. 그러니 그런 기분이 들 때면, 그냥 오늘은 좀 그렇구나- 하고 침울함이 덮쳐올 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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